오래 보고 싶겠다 오래 생각 서성이고 오래 목소리 떠오르고 오래 코끝 향기 맴돌고 오래 물들이고 싶다다시 물들일 때까지 끝내 물들이지 못할 때까지
일기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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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매주 한 편 - 시
오늘은 비가 오지 않는다기에 참 다행이다 싶었어요당신께 줄 수 있는 건 이제 푸른 하늘 밖에 남지 않아서그마저 흐려진다면 슬픔을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요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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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매주 한 편 - 시
둘 사이 달라진 건 헤어지자는 말 하나뿐인데 저는 왜 가까이 갈 수 없는 건가요이별이라는 제일 어려운 일도 기어이 해내고저는 왜 쉽게잠에 들지 못하는 건가요당신이 저를 사랑하는 것과 제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중에 더 어려운 일은 무엇인가요슬픔을 삼켜야만 당신이 다시 웃을 수 있나요 정말 제게 그런 힘이 있나요당신만 괜찮다면 비가 내릴 때만 잠깐 올게요 다만 매일 비가 오길 바라도 되나요
그리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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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매주 한 편 - 시
많은 사람이 아니다더더욱 많은 이름이 아니다오직 한 사람한 사람의 이름이나는 오늘 문득그리운 것이다
풀잎이 꽃잎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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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매주 한 편 - 시
담을 수 없는 거리에도바라볼 수만 있다면 전 좋아요당신이 태양의 편애를 받아도제가 원한 건 햇빛이 아니기에전 아무렇지 않아요나비와 꿀벌이 수 없이 당신 속에 앉아소중한 것들을 가져가는 걸 봤어요그러나 그들이 결코당신을 가질 수 없다는 걸 알아요비가 내리면 당신저보다 그 비를 먼저 맞겠지만땅에 쓰인 슬픔제게 먼저 닿을 것을 알아요사랑한다고 했지만사랑한다고 했지만계절이 나자당신의 색은 바래고초라한 제 사랑은영원히 푸르를 것을 알아요
PRS 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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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취미 혹은 주절
기존에 쓰던 미펜을 보내고 다시 PRS를 뮬에서 업어왔습니다 :) 너무 이쁘다... ㅎㅎㅎ
두터움과 엷음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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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취미 혹은 주절
나는 수학과 물리, 전자공학을 좋아한다. 또한 오래전부터 취미로 바둑을 두어왔다. 바둑의 목적은 상대보다 더 많은 집을 얻어 승리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수를 계산하며 승부를 겨룬다는 점에서 바둑은 나에게 매력적인 스포츠였다. 바둑을 두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추구하는 다양한 승리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화끈하게 공격바둑을 두는 사람도 있고, 침착하고 차분하게 참아가는 사람도 있다. 대체로 바둑의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바둑은 이러한 철학이 담긴 대화를 주고받는 ‘수담’이라고도 불린다. 나는 바둑에서 ‘두터움’과 ‘엷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곤 한다. 두터움은 느림, 묵직함, 세력 추구와 같은 연관된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반면 엷음은 빠름, 가벼움, 실리 추구와 연결된다. 극단적인 ..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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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매주 한 편 - 시
어쩌면 냉장고는결국엔 자신을 하나둘씩 떠나가는반찬들이 서운해서차갑게 꽁꽁 열려버렸던 건지도 몰라사실 냉장고의 뒤에는따뜻한 면도 있는데 말이야어쩌면 나도결국엔 자신을 하나둘씩 떠나가는이별이 있는 만남들에게조금은 차갑게 대했는지도 몰라
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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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매주 한 편 - 시
아름다운 당신유성을 닮아서짧게 빛나오래도록 사라진다 해도눈을 꼭 감을게요찰나의 당신포돗빛 하늘평생 기억할 수 있도록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느린 건 제 사랑 하나뿐이지만영원을 믿게 한건순간을 빛낸 당신이니까